뉴욕 여행 중에도 꼭 한 번은 '한식이 그리운 순간'이 찾아오잖아요. 아무리 브런치, 피자, 타코가 맛있어도 하루쯤은 따뜻한 국물이나 매콤한 볶음 요리가 그리워지죠. 저도 혼자 여행하던 중 그런 순간에 뉴욕에서 한식의 본고장이라 불리는 '퀸즈 플러싱'으로 향했어요. 브루클린이나 맨해튼과는 또 다른 매력을 가진 이곳은 마치 작은 서울 같기도 했고, 여행 중임에도 잠깐 고향에 온 듯한 기분을 느꼈습니다. 오늘은 제가 직접 다녀온, 맛과 분위기 모두 훌륭했던 퀸즈 플러싱의 한식 맛집 세 곳을 소개해드릴게요.
1. 곰탕의 진수, '고려정'
퀸즈 메인 스트리트 근처에서 첫 번째로 찾은 곳은 바로 곰탕 전문점 '고려정'이었어요. 날씨가 쌀쌀했던 오후, 따뜻한 국물이 너무 간절했는데 이곳은 정말 제 기대를 완벽하게 충족시켜줬어요. 메뉴판에는 설렁탕, 도가니탕, 내장탕까지 다양한 탕류가 준비되어 있었고, 저는 깔끔한 곰탕을 선택했어요.
국물은 진하고 잡내 없이 깔끔했으며, 밥을 말아먹기 좋은 깊은 맛이었어요. 고기도 부드럽고 양도 꽤 넉넉했어요. 반찬으로 나오는 김치와 깍두기도 직접 담근 듯한 맛이라 곰탕과 정말 잘 어울렸습니다. 특히 '해외 여행가면 한식 생각날 때 꼭 있잖아요~' 하는 그 순간, 이 집 곰탕 한 그릇은 진짜 위로처럼 다가오더라고요. 내부는 깔끔하고 조용해서 혼밥하기에도 전혀 부담 없었어요. 직원분들도 한국어 가능하시고, 주문도 간편해서 편하게 식사할 수 있었습니다.
2. 진짜 순대국밥, '남해식당'
두 번째로 간 곳은 현지인 한인들에게 더 유명하다는 '남해식당'이에요. 네이버 블로그보다 오히려 구글 현지 리뷰가 더 높은 곳이라 궁금해서 찾아갔죠. 저는 순대국밥을 주문했는데, 정말 오랜만에 먹어보는 진짜 한국의 맛이었어요. 순대가 푸짐하게 들어 있고, 들깨와 다진 마늘이 듬뿍 들어간 국물은 깊고 고소했어요.
밥을 말아 김치 한 조각 올려 먹는데 눈이 절로 감기더라고요. 순대도 퍽퍽하지 않고 쫄깃했으며, 선지나 내장도 정갈하게 손질되어 있어 비리지 않았어요. 이 집은 찬도 맛있는데, 특히 깍두기는 감칠맛이 도는 숙성된 스타일이라 국밥이랑 궁합이 딱이었어요. 현지 교민분들이 혼자 오셔서 조용히 식사하는 모습도 인상적이었어요. 뉴욕 한복판에서 이 정도 수준의 순대국밥을 먹을 수 있다니,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다음날 또 오고 싶을 정도였어요.
3. 고기 먹고 싶을 땐, '막창집'
마지막으로 소개할 곳은 저녁 시간 방문했던 고깃집, '막창집'이에요. 이름부터 강렬한 이곳은 곱창, 막창, 삼겹살까지 다양한 구이 메뉴를 전문으로 하는 곳이에요. 친구 없이 혼자 고깃집 가는 게 조금 부담스러웠는데, 생각보다 1인 방문 손님도 꽤 있었고 직원분들이 정말 친절해서 금방 편해졌어요.
저는 막창 반인분과 삼겹살을 시켰는데, 한국에서 먹던 맛과 거의 흡사했어요. 특히 막창은 잡내 없이 고소하고 쫄깃했고, 불판에서 노릇노릇 익혀 한입 먹는 순간 '아, 진짜 뉴욕 맞나?' 싶은 감탄이 나왔어요. 기본 반찬들도 푸짐하고, 된장찌개 서비스까지 나와서 완벽한 저녁 식사가 되었어요.
무엇보다 이 집은 분위기가 진짜 한국 같아요. 벽에는 손글씨 메뉴판과 케이팝 포스터가 붙어 있고, 옆 테이블에선 교민들이 소주잔을 기울이고 있었죠. 여행 중 고기 생각 간절할 때 꼭 들러보길 추천드려요. 퀸즈에서 만난 가장 현실적인 한식 공간이었습니다.
해외여행 중 한식이 간절해지는 그 순간, 퀸즈 플러싱은 진짜 보물 같은 공간이에요. 맛도 좋고 가격도 합리적이며, 무엇보다 한국의 정서가 그대로 느껴지는 곳이라 혼자 여행하는 이들에게 큰 위로가 될 수 있어요. 뉴욕에서 단 하루만 여유가 있다면, 이 세 곳 중 한 곳은 꼭 들러보세요. 여행 중 '진짜 한국'을 만나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 되어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