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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퀸즈 집중 탐방 (카페, 맛집, 볼거리)

by Solo Life, NY Edition 2025. 6. 11.

뉴욕 한 달살이 동안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했던 지역 중 하나가 퀸즈(Queens)였습니다. 처음엔 ‘퀸즈’라는 이름이 그저 공항이나 지나가는 지역 정도로만 느껴졌지만, 실제로 며칠씩 머물며 다녀보니 이곳은 뉴욕의 ‘진짜 얼굴’이 살아 숨 쉬는 공간이더군요. 관광객으로 가득한 맨해튼과는 달리, 현지인의 일상, 세계 각국의 문화, 따뜻한 로컬 분위기가 퀸즈 곳곳에 녹아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퀸즈에서 직접 체험한 감성 카페, 다국적 맛집, 지역 특색 볼거리를 중심으로, 혼자 여행하더라도 여유롭고 안전하게 즐길 수 있는 추천 코스를 안내해 드립니다.

뉴욕 퀸즈 집중 탐방 관련 사진

현지 감성 가득한 퀸즈 카페 탐방기

처음 퀸즈에 머물렀을 때, 숙소가 롱아일랜드시티(LIC)에 있어서 자주 주변을 산책하곤 했는데요. 그러다 발견한 카페 중 하나가 바로 Sweetleaf Coffee Roasters였습니다. 외부는 별로 특별하지 않지만, 문을 열고 들어가자마자 풍기는 커피 향, 바리스타의 여유 있는 미소, 낡은 소파와 커다란 나무 테이블들이 정말 미국 드라마 속 카페 같았어요. 저는 주로 창가 자리에 앉아 커피 한 잔과 노트북으로 글을 쓰곤 했는데, 평일 오전에는 로컬들이 조용히 책을 읽거나 공부하는 모습이 많아서 혼자여도 전혀 불편하지 않았습니다. 라떼도 고소하고 진했고, 하루의 시작을 정말 편안하게 만들어주는 공간이었어요.

또 퀸즈 선니사이드(Sunnyside)에 있는 OK Café도 잊을 수 없습니다. 이곳은 정말 ‘동네 사람들’이 자주 들르는 카페인데, 아침마다 줄을 서서 커피를 사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어요. 제가 두 번째 방문했을 때 바리스타가 “Welcome back!”이라고 먼저 인사를 건네줘서, 정말 감동받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가게 안은 작지만 따뜻했고, 무엇보다 가격이 뉴욕답지 않게 합리적이라 여행자 입장에서 여러 번 들르기 좋았어요.

또 하나 추천하고 싶은 카페는 Astoria 지역의 Kinship Coffee입니다. 이곳은 젊은 감각이 돋보이는 로스터리 카페로, 공간도 넓고 브런치 메뉴가 잘 갖춰져 있었어요. 제가 먹은 에그 아보카도 토스트와 콜드브루는 정말 만족스러웠고, 다양한 인종의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섞여 대화를 나누는 모습에서 퀸즈의 다양성과 포용력을 느꼈습니다.

퀸즈의 카페들은 대체로 번화가 중심이 아닌 골목 속 깊숙이 숨어 있는 진짜 로컬 스팟들이라, 구글맵을 켜고 무작정 걸어다니다가 우연히 발견하는 재미가 있어요. 화려하진 않지만 따뜻하고, 꾸며진 감성보다는 살아 있는 감성이 느껴지는 곳들입니다.

국경 없는 맛집 천국, 퀸즈의 식도락 여행

퀸즈가 ‘다문화의 도시’라는 말은 직접 경험해보지 않으면 실감이 안 날 정도로 강렬합니다. 플러싱, 잭슨하이츠, 엘름허스트, 아스토리아 등 동네마다 주류 커뮤니티가 다르고, 그에 따라 음식문화도 국가별로 뚜렷하게 구분되는 느낌이었어요. 그래서 하루 세 끼를 다 다른 나라 음식으로 먹어도 부족함이 없습니다.

가장 먼저 소개하고 싶은 곳은 플러싱(Flushing)의 Nan Xiang Xiao Long Bao. 이곳은 뉴욕 내 딤섬 맛집 중 손꼽히는 곳으로, 점심시간에는 항상 긴 줄이 서 있어요. 제가 먹은 샤오롱바오는 정말 육즙 가득, 뜨거운 국물이 입안에서 터지면서도 깔끔한 맛이었고, 사이드로 시킨 탄탄면도 고소하고 향신료가 부담스럽지 않아 만족도가 높았어요. 혼자서도 식사 가능한 테이블이 따로 있어서 부담 없이 들어갈 수 있었고요.

그 외에도 플러싱의 한식 거리는 서울이 그리울 때 정말 큰 위안이 됩니다. 함지박(Hahm Ji Bach)에서는 삼겹살과 김치찌개를 먹었는데, 인테리어며 음식맛이며 정말 한국 그대로라 눈물 날 뻔했어요. 현지 교민들이 많이 찾는 곳이라 그런지, 반찬 구성이나 서비스도 매우 정갈했고, 점원분들도 친절해서 기분 좋게 식사할 수 있었습니다.

잭슨하이츠(Jackson Heights)는 완전히 다른 세계였어요. 이곳은 남미계, 인도계 커뮤니티가 공존하는 지역으로, 거리 곳곳에 멕시코 타코집, 인도 커리 레스토랑, 페루식 치킨 가게 등이 즐비합니다. 저는 타코 맛집 Taqueria Coatzingo에서 3달러짜리 타코를 먹었는데, 그 풍미가 정말 놀라웠어요. 고수와 살사, 라임이 어우러진 진한 맛에 한 입 먹자마자 “아, 이건 여행이다”라는 생각이 절로 들더라고요.

또한 아스토리아(Astoria)는 그리스계가 많이 사는 지역이라, 그릭 요거트, 수블라키, 무사카 같은 메뉴들을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었습니다. 여기선 Taverna Kyclades라는 그리스 음식점을 추천드려요. 해산물 플래터가 싱싱하고 넉넉하며, 현지 주민들로 가득 차 있어서 정말 믿음이 갔습니다.

퀸즈는 그야말로 전 세계의 음식이 단일 도시 안에서 공존하는 유일한 지역입니다. 관광객보다 로컬이 많은 지역이라 가격도 합리적이고, 혼자 다녀도 전혀 어색하지 않은 점도 큰 장점입니다.

퀸즈에서만 볼 수 있는 진짜 뉴욕의 일상

퀸즈의 매력은 단순히 ‘조용한 주거지’ 이상이에요. 여기는 뉴욕의 일상을 가장 가깝게 체험할 수 있는 공간입니다. 특히 제가 매주 산책했던 Gantry Plaza State Park (롱아일랜드시티)는 뉴욕살이의 ‘여유’를 가장 잘 보여주는 곳입니다. 이 공원은 맨해튼의 스카이라인을 정면으로 바라볼 수 있고, 잔디밭과 벤치가 잘 정비되어 있어 많은 사람들이 책을 읽거나 커피를 마시며 시간을 보내고 있어요.

저는 저녁 무렵, 노을이 질 때마다 피자를 테이크아웃해 이곳에 앉아 뉴욕의 풍경을 바라보는 루틴을 만들었는데요. 배경음은 멀리서 들리는 지하철 소리, 지나가는 자전거, 강을 건너는 바람뿐이었고, 그 순간만큼은 정말 내가 이 도시의 일부가 된 느낌이었습니다.

또 하나 감동적인 곳은 퀸즈 보타닉 가든(Queens Botanical Garden)입니다. 이곳은 도시 한가운데 있는 자연친화적 공간으로, 관람객이 많지 않아 오히려 한적하게 힐링하기에 딱 좋습니다. 계절별로 다양한 꽃과 식물 전시가 진행되는데, 제가 갔을 땐 벚꽃 시즌이라 정말 환상적인 장면이 펼쳐졌어요. 입장료도 저렴하고, 도심 속에서 조용히 자신만의 시간을 보내고 싶은 분들께 강력 추천드립니다.

퀸즈 집중 탐방 MoMA PS1 관련 사진

그리고 예술에 관심 있는 분들께는 MoMA PS1도 소개하고 싶어요. 퀸즈 롱아일랜드시티에 위치한 현대미술 전문 전시관으로, 뉴욕의 가장 실험적이고 자유로운 예술이 이곳에 모여 있습니다. 저는 미술 전공자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전시물 하나하나에 빠져들었고, 미술관 바깥의 벽화나 건축 구조조차 예술로 느껴졌어요.

퀸즈는 화려하진 않지만, 살아있는 시간과 감정이 쌓이는 공간입니다. 혼자 여행을 떠난 분들, 사람보단 공간과 감정에 집중하고 싶은 분들에게 이곳은 가장 진심 어린 뉴욕을 경험할 수 있는 지역일 겁니다.

퀸즈는 뉴욕의 ‘숨은 보석’ 같은 곳입니다. 맨해튼의 화려함도, 브루클린의 힙한 감성도 없지만, 그 대신 사람 사는 냄새, 다채로운 문화, 조용하지만 깊이 있는 공간이 공존하는 지역이죠. 감성 가득한 카페, 국경 없는 맛집, 진짜 일상 속 볼거리까지. 뉴욕을 정말로 이해하고 싶은 분들께 저는 퀸즈에서 최소 2~3일은 꼭 머물러보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아마 다녀온 후엔, 퀸즈만큼 따뜻하고 편안한 여행지가 뉴욕 안에 또 있었나? 하는 생각이 드실 거예요.